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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제철 음식 - 꽃게를 좋아하게 된 이유 ( 꽃게 요리 모음 )

개굴보이 2023. 5. 2.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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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기 앞서

오타투성이지만, 누나에게 고마움을 표한다.

이 글은 27년간 게의 맛을 몰라서 좋아하지 않았는데,

정말 제철의 맛을 느낀 후에 작성을 다짐하고 쓴 글이다.

게를 좋아하지 않던 이유와 좋아하게 된 이유를 썼고

게를 어떻게 해먹어야 맛있는지, 찌는 방법등을 썼다.

 

4월 중순 ~ 6월전까지는 암꽃게를 먹어보자.

꽃게의 산란은 6월이기에, 알이 정말 가득 차있다.

암꽃게 가격은 5월 기준 1kg에 65,000원이다. 


내가 게를 좋아하지 않던 이유


1kg에 65,000원이었다.

난 어릴 때부터 원래 꽃게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정확히 싫어하는게 아니라 좋아하지 않았던 것이다.

 

부모님이랑 누나들이 꽃게, 대게를 먹으러 간다고하면

집에서 라면을 먹겠다고 이야기하고, 실제로 라면을 먹었다.

정말로 어릴 땐 부모님이 밥투정으로 받아들이셨지만

내가 꾸준히 게를 싫어하는게 아니라 좋아하지 않을 뿐이고

나의 합당한 이유가 있음을 늘 이야기해서 이해해주셨다.

 

내가 게를 잘 먹지 않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나는 비싼 게를 먹어도, 거기서 오는 만족도가 적다.

나는 10만원짜리를 먹어도 만족도가 5000원정도기 때문에

게를 좋아하는 다른 가족이 먹는 것이 더 만족스럽다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왕 비싸고 맛있는거 다른 가족이 먹었으면 했다.

 

그리고 나는 꽃게, 대게의 맛이 정확히 뭔지 모르겠었다.

아무리 좋고 비싼 게를 먹어도, 그냥 짭쪼름한 맛이 전부고

살은 부드럽지만 껍질 때문에 먹기가 너무 불편했다.

부모님이 살을 발라주셔도 죄송하고, 맛도 별로였기 때문에

이러한 이유로 27년간 나는 게를 그렇게 선호하지 않았다.

 

그리고 간장게장에 대한 환상이 깨진 것도 큰 영향이 있었다. 

20살에 처음으로 대학교 선배형과 여수 여행을 갔었는데

유명하다는 돌게장집에 가서 간장게장과 양념게장을 먹었다.

내 머릿속에 있던 게장에 대한 환상은 거기에서 깨졌다.

 

TV 또는 책에서 매번 밥도둑이라고 칭송을 하던 간장게장은

너무 짜고 비렸다. 그래서 결국 양념게장만 한가득 먹고 왔다.

그래서 게는 정말 거품이 많이 낀 식재료구나 생각하고 살았다.

그러나 이런 생각은 나이가 들면서 점차 사라져가는데...


내가 게를 좋아하게 된이유


꽃게를 좋아하게 된 이유는 크게 3개다.

순서대로 적는다면 다음과 같다.

 

1. 좋아하던 초밥집에서 게살 오븐구이를 먹어봄. 

2. 중국 현지에서 정말 맛있는 게살 스프를 먹었음.

3. 4월에 제철이라는 꽃게를 큰누나가 사줬음.

 

내 머릿속엔 왜 다른 사람들은 게를 좋아하는지 궁금했다.

어쩌면 난 좋은 게가 아니라 비싼 것을 먹었던게 아닐까?

어쩌면 난 제대로 된 게 요리를 먹지 못했던 것이 아닐까?

이런 생각들이 들어서 나는 오히려 더 열심히 게를 먹었다.

 

내가 맛있다고 느낀 꽃게 요리법은 다음과 같다.


게살 오븐구이

어느날 친구들이랑 자주가던 회전초밥집에 신메뉴가 나왔다.

게살오븐구이, 겉은 뜨겁고 약간 단단함을 가지고 있지만

한입 베어물면 마요네즈와 함께 게살의 고소함이 퍼진다.

따뜻한 게살이 이렇게 부드럽고, 결이 좋은지 처음 알았다.

입에서 기분 좋게 결을 굴리다보면 어느새 녹아 사라져있다.

꽃게를 좋아하게 해주세요라고 누군가 나에게 말한다면

" 게살 오븐구이를 드셔보세요." 라고 말할 것 같다.

 

호불호가 있을 수 없는 맛이고, 맥주 한잔과 잘 어울린다.


게살 스프

나는 원래 스프에 대한 선입견이 있어서 잘 먹지 않았는데

23살에 중국 연태에서 게살 스프를 처음 먹어봤다. 

스프인데 투명하고, 게살의 결이 너무 선명하게 살아있었다.

뜨거운 닭죽을 먹는 느낌이었는데, 맛은 너무 고소했다.

비린 맛이 전혀없고, 육고기에서 느껴지는 잡내도 없었다.

이렇게 깔끔하고, 따뜻한 영양죽이 있다는게 놀라웠다.

 

고급스러운 게살 요리를 추천해달라면 무조건 스프이다.


4월, 5월, 6월이 제철인 암꽃게

 

 

이게 가장 최근의 일이다. 정확히는 포스팅하는 오늘.

친누나가 엄마랑 함께 농수산물 시장에 다녀왔다가

1kg당 65,000원이라는 제철 암꽃게를 사왔다.

사실, 쪄먹기 전까지는 딱히 기대하지 않았는데

내가 27년 평생 먹어본 꽃게중에서 가장 맛있었다.

 

밥도둑은 상품성이 떨어지는 게로 만드는 게장이 아닌

제철에 맞는 신선함을 가진 알이 많은 꽃게찜이었다.

게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녹진이 느껴졌다.

알을 먹는데, 짭조름하면서 진한 풍미가 느껴졌다. 

초장을 약간 짜서 곁들어 먹었는데 아득해지는 맛이었다.

 

퇴근하기 전에 밥을 0.6인분정도 먹고온 상태였는데도

햇반 한그릇을 먹고, 이렇게 맛있는 게는 처음이라고

정말 계속 반복하면서 말하고, 누나한테 고맙다고 했다. 

원래도 미식을 즐긴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 편이지만

앞으로 제철음식을 찾아서 먹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이정도까지 재료의 맛이 차이가 많이 날 줄은 몰랐다.

지금까지 먹었던 제철 또는 맛있던 식재료에 대해서 

꾸준하게 글을 남겨서, 생생했던 맛을 기록해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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